환송식에서..

알토 아이가 호주로 2년동안 워킹 홀리데이를 떠나게 되어서 일요일 미사 끝나고 조촐하게 환송식을 가졌다. 이런저런 얘기가 산발적으로 튀어나오는 가운데 쏟아져나온 전에 사귀던 '그분'의 놀라운 행각. 성당의 거의 모든 아이들에게서 적어도 한번 이상 돈을 빌렸는데 한번도 갚은적이 없다는것. 음...한달전에 마르코 형제님 한테 5백원 빌려달라고 손내미니까 마르코 형제님의 얼굴이 좀 안좋게 일그러지는것을 목격했던 것이 불현듯 생각났다. 그럼 그 동안 사람들한테 빌린 액수가 대체 얼마란 말인가. 각자 빌려준 금액을 얘기하는데...이런, 내가 빌려준 액수가 제일 컸다. 크앙. 아이들 사이에서 혹시, 요즘 성당에 안나오고 연습에도 참여하지 않는 이유가 돈뜯긴 사람들의 항의를 듣기 싫었기 때문이었나..하는 조심스런 관측도 제시 되었다. 충분히..신빙성이 있다.
왜 인생을 그렇게 살까. 그러면서 '주변사람들이 날 이렇게 만들었다'며 언제까지 주변탓만 하고 지낼건가. 한사람한테 100만원 뜯긴건 분노하면서 다수에게서 소액을 뜯어내고 뜯긴 사람들의 정중한 항의를 우습게 보는것은 결국 자신을 좀먹는 결과가 될게 뻔하다. 1년전에 내가 목에 핏대세우면서 외쳤었는데..사소한것을 절대로 무시하지 말라고. 그게 쌓이면 독이되어 오빠를 죽일수도 있다고. 그런데 그땐 그렇게 내말을 무시하더니, 결국 성당 아이들의 신뢰를 한꺼번에 잃을수 있는 지경까지 와버린거다.

암튼, 그건 이젠 됐고, 어제 환송식과 더불어 개인적으로 약간 기분좋은 일이 생겼다. 반주자가 한 명 더 내 밑으로 들어올 것 같다. 누가 시킨것도 아니고, 자기 본당도 아닌데, 스스로 찾아와서 반주를 하고 싶다고 사무실에 문의했다고 한다. 이미 보좌신부님과 선생님이 만나보셨는데, 좋은 아이 같다고 하셨다. 대학교 2학년이고, 키크고 미인이라는 얘기도 들었다. 우아. 남자아이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겠군! 나는 자기발로 찾아왔다는 것에 감동받았다. 적극적인 자세도 느껴지고, 그런 자세라면 분명 성실하게 할 수 있는 아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확정되면 당분간 내가 교육시켜야 하는데..할수 있는데 까지 최선을 다해 가르칠 생각이다. 피아노는 잘 친다니까 오르간만 가르쳐주면 되겠군. 그리고 조금씩 반주 맡겨보고 점점 폭을 넓히다가 자연스럽게 전체를 물려주는 쪽으로 할 예정이다. 빨리 만나보고 싶네 그 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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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yung | 2009/06/01 20:54 | 특별할것없는일상사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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